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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요즘처럼 정보가 넘치고 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가는 시대에 정작 가장 중요한 '내 생각'은 자주 놓치게 된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하루가 끝나고, 머릿속은 여전히 복잡한데 잠은 오지 않는다. 나 역시 퇴사 이후 일상의 리듬이 무너지면서 감정이 흐트러지고, 생각은 정리가 되지 않아 더 쉽게 지치곤 했다.
그럴 때 시작한 것이 바로 하루 10분 일기 쓰기 루틴이었다. 처음엔 ‘지금 와서 일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몇 줄이라도 마음속 이야기를 적고 나면 생각이 의외로 정리된다는 걸 알게 됐다. 꾸준히 쓰다 보니 감정은 가라앉고, 머리는 정돈되고 내가 나를 이해하는 루틴이 생겼다. 일기 쓰기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면을 정리하는 강력한 도구가 되었다.
1. 하루 10분이면 충분했다
일기라고 하면 어릴 적 숙제처럼 부담스러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루틴은 형식도 없고, 정답도 없으며 솔직하기만 하면 되는 아주 개인적인 기록이었다. 처음에는 “오늘 뭐 했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고, 운동을 했고,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보다가 하루가 끝났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몇 줄을 적고 나면 나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생각보다 10분은 짧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을 정리하기에 적당한 시간이었다. 폰을 내려놓고, 조용한 공간에서 펜을 잡는 그 시간이 내 하루에서 가장 평온한 순간이 되었다. 쓰는 행위 자체가 곧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정돈하는 과정이었다.
2. 글로 쓰면 감정이 다르게 보인다
머릿속에서 맴돌던 생각을 글로 적으면 그 감정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오늘 너무 짜증 났다’라고만 느꼈던 일이 막상 적어보면 이유는 단순한 오해였거나 나의 피로 때문이었던 경우도 많았다. 막연한 감정을 문장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감정은 명확해지고 통제 가능해진다.
특히 불안하거나 슬픈 날엔 그 감정을 글로 적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쓰다 보면 점점 차분해지면서 나 자신과의 거리도 조절된다.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감정을 관찰하는 시선이 생긴다. 글쓰기는 감정의 해독제가 되어주었고,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3. 일기의 방식은 자유로울수록 오래간다
처음엔 매일 쓰겠다는 다짐으로 시작했지만 며칠 지나니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방향을 바꿨다. 꼭 매일 쓰지 않아도 되고, 길게 쓰지 않아도 되며 짧은 메모나 단어 하나만 적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그리고 나서야 일기 쓰기는 꾸준히 이어지는 루틴이 될 수 있었다.
형식은 정말 자유롭게 바꿨다. 어떤 날은 하루를 타임라인처럼 정리했고, 어떤 날은 감정만 한 줄씩 썼다. “기분이 가라앉는다.” “괜찮은 하루였다.” 같은 간단한 기록도 쌓이면 의미가 생겼다. 그리고 감정 키워드를 정리해 두고 그날의 기분을 체크하듯 쓰는 것도 유용했다. 일기는 완성된 문장이 아니라 나와 대화하는 툴이 되어야 오래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4. 꾸준함은 생각보다 큰 자산이 된다
일기를 한 달 가까이 이어가다 보니 누적된 기록이 주는 ‘생각의 흐름’을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비슷한 상황에서 무조건 우울하거나 짜증이 났던 일이 요즘은 덜 흔들리고 있다는 걸 스스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의 변화는 하루하루의 일기에서 읽혔고, 그게 나에게 자신감을 줬다.
또한 일기 쓰기는 습관의 시작점이 되어주기도 했다. 일기를 쓴 날엔 자연스럽게 하루를 되돌아보게 되고, 정돈된 생각으로 다음 날의 계획도 세울 수 있었다. 마치 하나의 루틴이 다른 루틴을 이끄는 효과였다. 무엇보다 좋은 건, 이 루틴이 나를 나답게 유지해 주는 감정 관리 도구가 되었다는 것이다.
5. 내가 나를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다
일기를 쓰면서 가장 크게 배운 건 내 감정을 외면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기분이 나쁜 날엔 그냥 ‘짜증 난다’고 쓰고, 아무 일도 없던 날엔 ‘오늘은 평범했다’고 쓰는 것처럼 단순한 행위가 쌓이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황에 민감한지 무엇에 행복을 느끼는지가 조금씩 선명해졌다.
이전에는 감정을 억누르거나 지나치게 분석했지만, 이제는 받아들이고 흘려보내는 법을 알게 됐다. 글을 쓴다는 건 표현이자 인정이었고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나를 이해하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하루 10분씩 펜을 드는 그 시간이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게 했다. 생각이 정리되자 삶도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결론
하루 10분 일기 쓰기는 복잡했던 생각을 정리하고, 흐릿했던 감정을 명확하게 해주는 작고 강력한 심리 루틴이었다.
매일 쓰지 않아도 괜찮다. 짧아도, 한 줄만 적어도 된다. 중요한 건, 내가 내 감정과 생각을 마주하는 시간이다.일기는 그 과정을 도와주는 가장 간단하고 강력한 도구다. 지금 이 순간 마음이 복잡하다면, 펜을 들고 한 문장부터 적으면 오늘 당신을 정리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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