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4. 14.

    by. wbcheon

    서론

     

    한때는 하루 세끼를 제대로 챙겨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침은 꼭 먹어야 건강하다’는 말, ‘하루 세 번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머릿속에 박혀 있었던 나지만 퇴사 후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아침을 거르고 점심과 저녁만 먹는 루틴이 시작됐다.

     

    처음엔 불규칙한 식사로 여겼지만 일정하게 ‘하루 두 끼’를 유지하다 보니 오히려 몸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식비 절감 효과와 배고픔과 포만감 사이에서 생긴 의외의 통제력 그리고 체중의 안정화까지. 이 글은 단순히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닌 나의 식습관 전체를 재구성하는 과정이자 루틴의 변화가 삶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1. 하루 두 끼로 바뀐 나의 식사 루틴

     

    처음 하루 두 끼 루틴이 시작된 건 의도적인 다이어트가 아니었다. 퇴사 후 일어나는 시간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아침을 건너뛰게 되었고, 그렇게 점심과 저녁만 먹는 패턴이 자리 잡았다. 처음 며칠 동안은 공복감에 불편했지만, 신기하게도 몸이 점차 적응하면서 아침을 먹지 않아도 에너지에 큰 차이가 없다는 걸 느꼈다.

     

    대신 점심과 저녁은 더 신경 써서 영양소를 챙기게 되었고 오히려 식사의 밀도가 높아졌다. 하루 세끼를 의무처럼 먹던 때보다 두 끼 식사의 질이 높아졌고, 식사 자체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갔다. 규칙적인 리듬이 생기면서 식욕 조절과 배고픔에 대한 감각도 점차 정돈되었다.

     

    2. 식비 절감 효과는 생각보다 컸다

     

    하루 두 끼 식사를 시작한 지 한 달쯤 되었을 무렵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식비 절감이었다. 아침 식사를 생략하면서 자연스럽게 커피, 토스트, 샐러드 등 자잘한 지출이 줄었고, 배달음식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로 조절되었다.

     

    그동안 무심코 지출하던 아침 관련 비용들이 쌓이면 한 달 기준으로도 꽤 큰 금액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두 끼만 먹기 때문에 한 끼 한 끼에 더 신중했고 식재료를 계획적으로 구입하게 되면서 장 보는 횟수와 쓰레기 배출량까지 줄어드는 부수적 효과도 따라왔다. 루틴 하나가 단순히 건강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습관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꽤 신선했다.

     

    하루 두 끼 식사 루틴 – 식비 절감과 체중 변화

    3. 체중 변화는 느리지만 확실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 두 끼를 하면 금방 살이 빠질 거라 기대하지만 내 경험은 달랐다. 급격한 체중 변화는 없었지만 일정한 루틴을 유지하면서 체중이 더 이상 오르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얻었다. 두 끼만 먹으면서 폭식을 줄이고 간식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게 되었고,

     

    특히 저녁 식사를 7시 이전으로 마치면 다음 날 아침 공복 상태에서 몸이 훨씬 가볍게 느껴졌다. 조금씩 살이 빠지는 느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 먹는 양에 대한 인식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나는 지금 충분히 배가 부르다’, ‘더 먹지 않아도 된다’는 감각이 루틴 속에서 자리 잡으면서, 체중은 서서히 변화했고 나에 대한 신뢰감도 높아졌다.

     

    4. 식사의 의미가 달라졌다

     

    하루 세끼를 먹을 땐 식사가 일상이었지만, 하루 두 끼가 되면서 한 끼 한 끼의 의미가 훨씬 커졌다. 점심은 나의 생산성을 높이는 에너지 보충 시간이었고 저녁은 하루를 정리하며 나를 돌보는 시간처럼 느껴졌다.

     

    단순히 ‘먹는다’는 행위가 아니라 ‘내 몸과 대화하는 시간’이 되었고 식사 시간만큼은 더 신중하게 음식의 질, 식사의 환경, 먹는 속도까지 의식하게 됐다. 어느 순간 식사는 습관이 아니라 루틴이 되었고, 식사를 대하는 태도 자체가 달라졌다. 먹는 것이 곧 나의 하루와 기분을 결정짓는다는 걸 알게 되면서 하루 두 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삶의 리듬을 바꾸는 선택이었다.

     

    5. 일상에 여유가 생기고, 루틴이 안정되다

     

    하루 세 끼를 준비하고 먹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는 의외로 컸다. 식사를 줄이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시간과 정신적인 여유였다. 특히 오전 시간대에 식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해방감은 큼직했다. 그 시간에 운동을 하거나 글을 쓰는 등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 수 있었고 식사를 중심으로 하루를 재배치할 수 있게 됐다.

     

    두 끼 루틴이 익숙해지니  불필요한 음식 탐닉도 줄고, 기분 변화도 더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식사가 단순히 양을 줄인 것이 아니라 내 삶의 구조를 바꾼 루틴이 되었던 것이다. 자극적인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하면서 ‘지속 가능한 식습관의 루틴’이라는 점에서 이 변화는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결론

     

    하루 두 끼 식사는 단순히 식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 아니고 삶의 질서를 재정비하는 하나의 루틴이었다. 이 작은 변화가 가져온 것은 식비 절감과 체중 안정뿐 아니라 나 자신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였다. 더 이상 무심코 먹지 않으며 무의식적으로 소비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점점 식사 자체가 나를 돌보는 루틴이 되었다. 무리한 다이어트보다 반복 가능한 루틴이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든다. 만약 지금의 식습관이 무겁고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하루 두 끼부터 시도해 보자. 그 간단한 실천 하나가 생각보다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