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 4. 14.

    by. wbcheon

    서론

     

    피부가 푸석하고 속이 늘 더부룩하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트러블은 유난히 턱 주변에 자주 생겼고, 소화는 잘 되지 않고 가스가 차는 날도 많았다. 이 모든 원인이 ‘밀가루 때문’이라는 말은 예전부터 많이 들어봤지만 실제로 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는 확인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내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먹는 밀가루가 진짜 문제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 궁금증의 시작이 단순한 도전으로 이어졌다. 딱 2주만 밀가루 섭취를 줄여보자라고 생각을 했다. 라면, 빵, 국수, 튀김 등 평소 무심코 먹던 음식들을 의식적으로 피하기 시작하였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내 피부와 속이 내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1. 밀가루를 의식적으로 피하는 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처음 도전할 때는 ‘먹을 게 너무 없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밀가루를 완전히 끊는 것이 아니라 줄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비교적 현실적인 조절이 가능했다.

     

    점심으로 먹던 제과점 샌드위치를 샐러드로 바꾸고, 저녁 면요리 대신 집밥을 선택하는 정도로 시작했다. 외식을 줄이고 가정식 위주로 바꾸면서 자연스럽게 밀가루 섭취가 줄었다. 무엇보다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왜 먹고 있는지 인식하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다. 밀가루를 줄이는 과정은 단순한 식단 조절 뿐만 아니라 내 식생활 전반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2. 피부가 맑아지고, 염증 트러블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밀가루를 줄이고 나서 5~6일이 지나자 턱 주변의 염증성 트러블이 확연히 줄어들었다. 평소에는 진한 화장을 하지 않아도 피부에 붉은기나 좁쌀 여드름이 올라왔지만 2주간 밀가루를 줄인 동안 피부가 한결 정돈된 느낌을 받았다.

     

    특히 거울을 볼 때, 얼굴의 유분기와 붉은 톤이 덜해졌다는 게 눈에 띄었다. 주변 사람들도 “요즘 피부 좋아졌다”는 말을 해줬고 그 말은 이 루틴을 지속하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피부과나 화장품의 힘이 아닌 내가 먹는 것 하나 바꿨을 뿐인데 생긴 변화는 꽤 놀라웠다.

     

    밀가루 줄이기 2주 챌린지 – 피부와 속이 다르다

    3. 속이 덜 더부룩하고, 화장실 리듬도 좋아졌다

     

    예전에는 식사 후 소화가 잘 안 되고 속이 자주 더부룩했다. 특히 밀가루 음식을 먹은 날은 배에 가스가 찬 듯한 불쾌감이 있었으나 밀가루 섭취를 줄이자, 식사 후 속이 편안해지고 소화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루에 한 번은 꼭 있던 트림이나 속 불편함도 사라졌고 배변 리듬도 더 규칙적으로 바뀌었다. 화장실을 더 자주 가게 된 건 아니지만 갈 때마다 배가 개운하게 비워지는 느낌이 분명 있었다. 평소 당연하게 여겼던 불편함이 ‘당연하지 않았다’는 걸 이 루틴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4. 심리적으로도 정리되는 느낌이 컸다

     

    밀가루를 줄인다는 건 단순히 특정 음식을 제한하는 게 아니라 삶의 리듬을 조절하는 감각을 되찾는 과정이었다. 무심코 손이 가던 과자, 배달 음식 앱을 여는 습관, ‘빵 하나만 먹자’는 자기 합리화를 멈추는 순간들마다 나는 나의 선택을 더 의식하게 됐다.

     

    의아하게 들릴 수 있지만 밀가루를 덜 먹는 일은 감정적인 기복도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혈당 변화 때문인지 폭식을 하지 않아서인지 모르지만 감정이 일정하고 차분해졌고 몸이 가벼우면 마음도 따라 가벼워졌다. 작은 실천속에서 느껴지는 자존감 회복은 꽤 깊은 것이었다.

     

    5.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변화할 수 있다

     

    물론 완벽하게 밀가루를 끊지는 못했다. 모임 자리에서 피자를 함께 먹은 적도 있고, 실수로 튀김옷이 있는 반찬을 먹은 날도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끊었는가’보다 ‘의식했는가’였다. 밀가루를 먹는 상황을 인지하고 그 이후 내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는 것만으로도 나는 식습관의 주도권을 되찾고 있다는 감각을 얻었다. 완벽하진 못해도 루틴은 나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이번 2주 챌린지를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이처럼 단기적인 도전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루틴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의 발견이었다.